최계근 崔桂根 Choi Gye Kun

[b. 1942]

조선화가.
인민예술가.
조선미술가동맹 위원장.
국가작품심의위원회 위원장.

남포시 태생의 최계근은 1955년 강선인민학교, 1958년 강선중학교를 졸업하였다. 아버지와 함께 강선제강소에서 일하면서 현지파견미술가로 와 있던 송찬형에게 그림을 배웠다. 강선제강소는 송찬형에 의해 미술소조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었다. 소조에는 박문협, 최계근, 백만길 등 열정적인 미술애호가들이 있었다. 미술소조에서 1년간 미술을 익히고, 1959년 평양미술대학에 입학했다. 강선에서 대학이 위치했던 보통강역까지는 기차로 두 정거장이면 도착 가능한 거리여서, 열차로 통학했다. 그에게 열차를 통해 오가는 시간은 속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안정된 자리에서 비교적 움직이지 않는 열차 승객들은 좋은 속사 대상이었다. 수천 장 이상의 속사는 인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고, 각이한 성격의 사람들을 접촉할 수 있게 했기에, 인물화에 강한 미술가로 성장하게 되었다. 
대학 졸업 작품으로 조선화 《강철의 전사들》(1966년, 232x143cm)을 창작하였다. 이 작품은 제9차 국가미술전람회에 출품되어, 입상하였고,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되었다. 천리마시대 노동자 용해공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하나의 쇠장대를 틀어쥔 4명의 용해공들을 집중적으로 형상하였다. 이 작품은 그의 처녀작이면서 출세작이 되었다. 제강소 용해공이었던 아버지의 영향과 제강소에서의 노동 생활은 강철 노동계급에 대한 형상으로 본격적인 창작 생활을 시작하게 했다. 1994년까지 조선미술가동맹 현역미술가, 만수대창작사 조선화창작단 단장으로 있으면서 북한에서 국보급으로 평가되는 작품들을 다수 창작하였다.
조선화 《검덕골에 찾아오신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동지》(정창모, 한봉환과 합작, 1968년, 208x400cm), 《설맞이》(정창모와 합작, 1968년), 《수력발전소를 현지 지도하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최봉혁, 리재덕과 합작, 1970년, 127x275cm), 《삼지연의 새벽길》(합작, 1973년, 156x318cm), 《1211고지 전사들 속에 계시는 최고사령관 김일성 원수》(합작, 1973년), 《재정일군들 속에 계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합작, 1974년), 《인풍루에 오르신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1975년, 120호), 《어버이 수령님 은덕으로 또 다시 만풍년이 왔습니다》(합작, 1975년, 180x293cm), 《북창 화력발전소를 현지 지도하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김성호, 최명세와 합작, 1978년, 212x337cm), 《한남 조선혁명가와 담화하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1978년, 220x120cm), 《조선인민혁명군부대를 거느리시고 삼지연못가에 이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합작, 1979년), 《농촌을 혁명화하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1980년, 290x199cm), 《노동자들 속에 계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합작, 1981년), 《평안북도 인민들 속에 계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합작, 1983년), 《백두산 천지에 오르신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정영만과 합작, 1984년, 233x447cm), 《신문 <새날> 창간 사업을 지도하여 주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선우영과 합작, 1988년, 190x186cm), 《승리의 신심을 안겨 주시며》(1988년), 《<통일의 꽃> 임수경을 만나주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합작, 1990년, 196x300cm) 등 많은 작품들의 형상에 참여하였다. 이 작품들 가운데 다수의 작품이 그의 독작이거나 그의 초안에 의하여 합작으로 창작되었다. 
그의 초기작에 속하는 《설맞이》는 잘 알려진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1960년대 창작된 조선화지만 당의 주체적 문예방침을 구현하여 전면적인 채색화로 창작된 수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따뜻한 난색의 부드러운 색계조로 조화를 이룬 화면과 섬세한 필법으로 정리된 묘사 대상들은 전통적 기법에 바탕을 두면서도 현대적 미감에 맞게 표현되었다.
 
정영만과 함께 그린 조선화 《백두산 천지에 오르신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역시 북한 미술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된다. 화면의 중심에 아침 햇빛이 비껴오는 백두산 천지에 있는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리재현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이 백두산에서 개척한 주체 혁명의 위업이 김정일에게 계승되었다는 것을 조형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라 한다. 
일반주제 조선화로는 《4.19의 용사들》(정창모와 합작, 1968년, 172x320cm), 《용해공》(1968년, 317x160cm), 수예원화 《목동과 처녀》(1974년), 조선화 《남강》(합작, 1982년), 《구름 위의 수정봉》(합작, 1984년), 《노을 비낀 무산땅》(합작, 1989년), 《국제평화대행진》(합작), 《김정일 시대를 빛내는 청년영웅들》 등이 대표작이며, 100여점의 풍경화를 창작하였다. 
조선화 《4.19의 용사들》은 조국통일주제 성과작 중 하나로 평가되며, 한국의 4.19혁명을 다룬 작품이다. 인물주제화 형상에서의 그의 특기가 잘 드러나 비교적 복잡한 다인물 군상 처리에서 각이한 인물들의 개성적 성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의 창작적 전성기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이다. 이 시기 조선화 창작에서 그의 활약이 주목받았으며, 북한 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94년 조선미술가동맹 위원장으로, 그 후 1996년부터 미술작품국가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 집행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동독, 모잠비크, 이전의 소련, 토고, 중국, 일본 등 국외에서 진행된 미술전람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활약하기도 하였다.
최계근은 국제조형예술협회 민족미술위원회 집행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기도 하였으며, 창작에서 이룩한 공로로 1974년에 공훈예술가, 1989년에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수여받았다.

내용은 리재현 저 『조선력대미술가편람』(1999, 문학예술종합출판사)의 ‘최계근’ 소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pp. 7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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