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률선 李律善 Lee Ryul Sun

[b. 1933]

조선화가.
인민예술가.
평양미술대학 교수(조선화학부장 역임). 
미술작품심의위원회 심의원.
국가학직학위 심의위원.

황해북도 은천군 태생의 리률선은 인민학교시절부터 그림에 재능을 보였다. 1949년 인민군대에 입대하여 전쟁 기간 중상을 당한 후 1952년부터 평양미술대학에서 공부하였다. 그의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대학 4학년 때의 조선화 《박재근 농민》은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6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출품되어, 당시 소련의 당기관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졸업 작품으로는 조선화 《풍어》(182x94cm)를 발표했다.
졸업 후 모교인 평양미술대학의 조선화 강좌 교원으로 배치되었다. 그의 창작 생활에서 첫 5년간은 운명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이 시기 조선화 부분은 전례 없는 활기를 띠고 있었다. 미술가 대열 구성에서도 조선화 화가들이 질적인 면과 양적인 면 모두에서 강화되었고, 미술 창작과 전람회에서는 조선화 비중이 한결 높아졌다. 대학의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리석호, 정종여, 김용준, 림자연, 황영준 등 당시 조선화 분야에서 중추를 이루던 대가들이 교편을 잡고 창작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그들은 학생들과 교원들에게 조선화로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창작하도록 고무시키고, 지원해주었을 뿐 아니라 실천적 모범을 보여주었다. 리석호, 정종여, 김용준, 황영준 등이 창작한 많은 우수한 성과작들도 이 시기를 전후하여 창작되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창작 생활의 첫 걸음을 시작한 리률선은 민족 회화의 전통성을 확고히 견지해나가는 선배 화가들의 영향과 지도 아래 작품 창작을 해나갔다. 조선화 《건설장》(1958년), 《가야금》(1959년), 《쉴 참》(1961년), 《간석지 개간》(1961년) 등이 이 시기 창작된 주요작품들로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되었다.
그 중 국가미술전람회에서 2등에 당선된 작품 《간석지 개간》(177.5x358cm)은 간석지 개간을 추진해 나가는 청년 건설자들의 형상을 담은 것으로 리재현에 따르면, 당의 대자연개조구상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예술화한 것으로, 형상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인물구성을 하였고, 인간과 자연의 상호관계를 연결시켜주는 정황과 환경을 진실하고, 시대정신이 드러나게 형상하는데 주의를 기울인 작품이다. 시점을 높게 설정하여 건설장 분위기를 볼 수 있게 하면서 그러한 열정적 분위기에 맞게 자동차와 트랙터를 타고 달려오는 건설자들의 모습을 화면의 한쪽에 채워 대자연 개조의 열풍을 전하고자 했다. 이 작품은 조선화 형식으로 방대한 내용을 대담하게 다루고, 필치를 살린 혁신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작가는 전통에 기초하면서도 지나치게 그에 구애받지 않고 선과 색, 명암을 유기적인 통일 속에서 형상의 목적 실현에 맞도록 잘 살려 썼다. 이 그림으로 리률선은 조선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후 창작한 작품들로는 조선화 《항쟁의 불길》(1965년), 《내 고향의 전망》(1966년), 《홍두산전투를 지휘하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지달승, 리종환과 합작, 1968년, 193x327cm), 《병사들의 생활을 보살펴주시는 최고사령관 김일성 동지》(1977년, 185x313cm), 《한 사양공의 작은 성과를 함께 기뻐하시는 어버이 수령님》(1978년, 103x259cm), 《몸소 창광거리 건설장을 찾으시어》(김규학, 최광휘와 합작, 1980년, 204x346cm), 《해방된 새 조국 건설의 휘황한 앞길을 밝혀주시는 위대한 수령님》(1992년, 199x300cm)을 비롯한 혁명적 내용을 담은 20여점의 작품들을 형상하였다. 그중 조선화 《병사들의 생활을 보살펴주시는 최고사령관 김일성 동지》와 《해방된 새 조국 건설의 휘황한 앞길을 밝혀주시는 위대한 수령님》은 미술전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여받았다. 이상의 북한 최고 지도자 김일성, 김정일을 주제로 한 조선화 작품들은 주제 내용에 상응하는 풍부한 조형적 형상으로 특징지어 지며, 안정된 구조와 통일된 고상한 색조, 단정한 필치에 의해 완성되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일반 주제화들로서 《진펄을 헤치고》(1987년, 156x300cm), 《지성》, 《호랑이》, 《광복거리 건설장》, 《적후의 밤》, 《잉어》 등 다수의 작품을 내놓았는데 그 중 《지성》은 1등, 《진펄을 헤치고》는 2등에 당선되었다. 조선화 《진펄을 헤치고》는 화가 자신이 6.25전쟁(북한은 조국해방전쟁으로 기술) 시기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작품은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을 헤치며 무릎까지 닿는 진펄 길을 뚫고 나가는 인민군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 그림은 구체적인 정황을 사실적으로 생동감 있게 나타내어 형상의 진실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리률선은 세련된 묘사 기량과 풍부한 창작 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1970년대 후반부터 다수의 작품 창작에서 의도적으로 신인 조선화 화가들을 합작성원으로 영입하여 그들의 창작 수준을 높여 주었다. 
한편 조선화교수교양사업을 위하여 평양미술대학 참고서 《조선화법》(1983년), 교과서 《조선화 화법기초》(1984년) 등의 집필에 참가하였다. 
창작사업과 교수교양사업에서 이룩한 공로로 1978년에 부교수 학직을, 1980년에 공훈예술가, 1992년에 인민예술가의 칭호를 받았다. 그는 1998년 4월까지 평양미술대학 조선화학부장을 장기간 역임했다. 
리률선은 1960년 조선미술가동맹 조선화분과 위원이 되었으며, 그 후 중앙위원,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또한 미술작품심의위원회 심의원, 국가학위학직심의위원도 역임하였다. 
그는 현재 조선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민예술가, 공훈예술가 대부분을 키워낸 교육자이면서 북한 미술사에 남은 성과작들을 창작한 중요한 미술가로서 평가받고 있다.

내용은 리재현 저 『조선력대미술가편람』(1999, 문학예술종합출판사)의 ‘리률선’ 소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pp. 555-557) 
다음글 리근택
이전글 리맥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