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기사) 북한의 화가 '효원(曉園) 정창모(鄭昌模)'

북한의 화가 '효원(曉園) 정창모(鄭昌模)'

<오늘의 조선화: 1990년대 이후 북한 조선화> 선정 4인의 조선화가 3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10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다물통일문화재단 기획전 <오늘의 조선화: 1990년대 이후 북한 조선화>에 선정된 조선화가 황영준 · 김상직 · 선우영 · 정창모 작가를 차례로 소개한다. 이번 회는 효원(曉園) 정창모(鄭昌模)(1931-201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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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원(曉園) 정창모(鄭昌模)(1931-2010)

 효원 정창모는 전라북도 전주 태생이다. 한국전쟁 때 월북했다. 한국전쟁 시기 부대 내의 다양한 창작 활동에 참여하면서,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제대 후 조선미술가동맹 개성시위원회가 운영하는 야간미술연구소에서 소묘를 배웠다. 당시 임군홍이 정창모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도했다고 한다. 이후 평양미술대학 조선화학부에서 수학하면서 정종여, 리률선의 지도를 받았다. 졸업 후엔 평양교원대학 교원으로, 그 후엔 조선미술가동맹 현역미술가로 배치되며 창작생활을 시작했다.
 
 국가미술전람회에 출품한 <북만의 봄>(1966)은 그의 대표작이다. 서정적인 조선화다.  정창모는 1965년부터 조선 시대 회화, 특히 오원의 몰골 그림과 형상방법, 그리고 몰골 창작에서의 붓 다루는 기술, 색채 형상 방법 등에 대해 일관 리석호에게서 체계적인 지도를 받는다. 스승의 지도와 꾸준한 운필 연습 덕에 1975년에 이르러 그는 조선화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에 서게 된다. 그리곤 만수대창작사 조선화창작단의 풍경화실 실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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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모_백두산의 가을_1995_46.5x133.5cm

 그는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다양한 주제화 작품 뿐 아니라 수 천점의 풍경화, 화조화를 그렸다. 그는 단필법을 구사하기보단, 일정한 단계를 설정해 점차적으로 자연을 그려내 부드러운 필치와 깊이 있는 색조로 대상의 형태미와 색채미를 살려냈다. 또한, 역필과 측필을 혼용해 바위와 산을 그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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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모_월중매_1999_39.5x95cm

그의 준법은 계절과 모양이 다른 산과 바위들의 모양새를 다양하게 표현했다. 부드럽게 스치듯 붓을 밀거나 끌며 거꾸로 움직여 변화무쌍한 자태를 드러내는 선묘, 결구를 찍으며 붓 자국을 낸 힘찬 터치는 그의 몰골 그림에서 힘과 기백, 약동성을 더한다. 1980년대 중엽부터 정창모는 화조화와 진달래, 목란꽃, 들국화, 포도, 작약, 유자 등과 자기 등을 배합해 창작한 정물형식 몰골화로 주제 영역을 확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화재인 매화, 대나무, 국화를 담은 작품 및 화조화와 정물화 그리고 특유의 필법들로 재현한 서정성 짙은 풍경화를 소개한다. 몰골법의 대가로서 그의 필법에 대한 지식과 실력이 펼쳐진 화폭들은 전통 화재(畫材)와 기법을 북한의 조선화가 어떻게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발전시켰는지 보여준다.
 

입력 : 202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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